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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복순> 그녀는 누구인가
한밤 중 어느 대로변에서 자고 있는 남자와 그 남자를 죽이기 위한 여자가 있습니다. 그 여자는 공정한 승부를 위해 남자에게 칼을 건네주고 둘은 결투를 하게 됩니다. 칼을 마음에 들어 하는 남자와, 도끼를 든 여자의 싸움은 계속됩니다. 마트가 문 닫기 전에 가야 한다며 여자는 남자를 총으로 쏘고 싸움을 마무리합니다. 이 여자의 이름은 길복순입니다. 복순이는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집에 돌아와 집안을 하면서 하교를 하는 딸, 재영이를 맞이합니다. 어느 날 복순이는 재영이의 가방에서 담배를 보게 되고 옛날을 회상하게 됩니다. 어린 시절의 복순이는 담배를 아빠에게 들키고 맞게 됩니다. 그때의 기억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복순이는 재영이에게는 좀 더 쿨하게 말을 하지만 재영이는 가볍게 무시합니다. 길복순, 그녀는 딸이 키우는 엄마이기도 하지만, MK 회사에서는 아주 유능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MK에서는 사람을 죽이는 일을 작품이라고 부릅니다. 복순은 인턴사원인 영지와 작품을 하다가 실패를 하게 되고, 회사에서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복순이를 싫어 사던 차이사는 이 기회에 복순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주인공을 응원하다
처음엔 이 영화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의 모습은 조용하고 다정하지만, 회사에서의 엄마는 완전히 다른 모습입니다. 왜 이렇게 극과 극의 모습을 표현했을까? 어느 관점으로 이 영화를 봐야 하나 고민이 되었습니다. 단순히 이 액션을 즐기고 말 것인가를 생각하며 보다가 문득 정글 같은 사회가 생각나게 되었습니다. 치열하게 싸우며 서로 죽고 죽여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사회를 생각하게 되니 복순이의 감정선을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남편 없이 홀로 딸아이를 키워야 하는 모습과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까지 모두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일하는 게 힘들고 딸에게 떳떳한 엄마가 되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싶은 갈등도 공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직장을 그만두고 싶어도 마음대로 그만둘 수도 없는 처지입니다. 경제적인 문제가 제일 크지만,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포기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마음은 많이 약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일에 완벽했던 복순이도 마음이 약해지는 순간이 생겼고 작품을 실패하는 일도 생깁니다. 예전부터 복순이를 싫어하던 차이사는 이 일을 계기로 복순이를 죽이려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또 유난히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강하게 대적하고 이기는 상상을 해보지만 현실에서는 잘 지내는 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복순이는 달랐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살짝 속이 시원하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길복순을 응원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다
옛날에 컴퓨터 게임을 하다 보면 싸움에서 이기고 이기고 이긴 후에는 왕을 만나게 되고 왕게임에서 이겨야 게임이 끝났습니다. 복순이도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남아있습니다. 바로 차민규 대표입니다. 고마운 사람이기도 하지만 복순이가 살기 위해서는 없어져야 할 인물입니다. 이 싸움은 딸을 키우는 엄마로, 떳떳한 엄마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기도합니다. 차민규와의 대결을 위해 가는 길은 참으로 복잡해 보입니다. 긴장된 모습도 보이고, 겁도 살짝 난 것 같이 보입니다. 피할 수 없는 싸움에 용기를 내는 모습도 안쓰럽게 보입니다. 딸에게 떳떳한 엄마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었지만 차민규는 그러한 약점을 통해 복순이의 마음을 흔들리게 합니다. 바로 복순이의 딸인 재영이였습니다. 재영이에게 이 상황을 중개하는 영상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보여준 것인지 아니면 복순이의 마음을 흔들기 위해 한 말인지는 정확히 나오지 않습니다. 저는 재영이가 영상을 보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고 싶습니다. 차민규가 복순이를 생각하는 마음도 진심인 것 같고 복순이에게 그렇게까지 못된 짓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도 없어 보였습니다. 복순이가 MK회사를 떠나 재영이와 그냥 편안하고 평범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치열한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용감하게 싸워 이기기를 바라봅니다. 조금은 겁나고 조금은 힘들겠지만, 복순이가 그랬던 것처럼 용기 내서 한걸음 한걸음.
모두들 파이팅!!